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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7일 금요일. 국토일주 열 이렛날, 삼척에서 강릉까지 마라톤 회원들과의 동반주
목표경로: 강원 삼척시청-동해시청(15km)–강릉시 정동진역(25km)–강릉시청(20km) 총 60km
6월 17일 금요일, 첫 번째
07:26 원래 17일차 이동거리는 동해시에서 강릉시까지 45킬로미터이지만 오늘 목표 거리는 60킬로미터이다.
며칠 전 낮주님이 응원왔을 때 점심에 거하게 회먹으며 낮술을 하느라 구간 하나가 밀린 것이 지금까지 계속 하나씩 밀려 오늘 60킬로미터가 되었다. 그래도 어제 고등학교 친구와의 동반주로 탄력이 붙었다. 이제 이틀남은 만큼 마라톤114 카페 시속방장과 스물 두살 한주가 동반주 하러 오는 오늘 만회할 생각이다. 오늘 어제만큼 이동하리라.
오전 9시반에 동해터미날에서 만나기로 했으니 그 때까지 동해시에 도착해서 바로 동반주를 시작해야 한다. 동해는 삼척에서 15킬로미터 거리다.
지인들이 준 물건 때문에 짐이 더 무거워졌다. 떠날 때 배낭 무게가 4킬로그램 좀 넘었는데 지금은 대략 6킬로그램은 되는 것 같다. 키네시오 테이프도 두 개나 들어 있고 각종 에너지바와 젤도 들어 있다. 하지만 사실 무게 2킬로그램 더 나가는 건 문제도 아니다. 오히려 든든한 감도 있다. 아무튼 뛴다.
오금쪽에 근육통이 느껴진다. 아직까지 발목은 괜찮다. 어제 60킬로미터 이상 달려서 오늘 좀 힘들지 않을까 했는데 이상케도 쭉쭉 나간다. 그래봤자 걷기도 하고 뛰기도 하면서 페이스는 6~8분 대다.
5킬로미터쯤 왔을까? 배고프다. 편의점에서 지인들이 카카오톡으로 선물해준 삼각김밥과 두유를 사먹고 다시 뛴다.
07:47 초반에 30도는 족히 되는 오르막을 만났다. 거리를 보아하니 약 1킬로미터는 되는 것 같다. 아무리 아침이라도 뛰지는 못하고 걸어 올라간다.
헉헉 거리며 오르막을 올라가는데 등산복입은 할아버지가 말을 붙여 온다.
요즘 배낭이 조그마한 게 예쁘게 잘 나오네.
네, 어르신 이 배낭은 달리기용입니다.
말씀드리고 다시 달린다. 메고 있는 배낭이 달리기용이라고 말하면서 걷고 있는 건 좀 아닌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햇볕이 따갑다. 바람은 시원하다. 하지만 벌써부터 궁둥이골에 땀이 차온다. 잠시 멈춰서 수습하고 나서 시간이 좀 지체된 것 같아 속도를 높여 본다.
어라, 드디어 오른쪽발목이 욱신거린다. 드디어 올 것이 왔다.
어제 소염진통제를 다 먹었는데. 젠장, 동해시에 가서 구해야겠다.
시계를 보면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는데 국도접어들기 전 사거리에서 신호등에 걸렸다. 앞에 경찰이 있다. 시간도 없는데, 몇 분을 몇 십 분처럼 기다리다가 파란 불이 되자 마자 마치 경주마처럼 뛰어 달린다.
08:19 한참을 가다보니 이제 동해시에 접어들었다. 어제 선아의 도움을 받으며 그렇게 많이 뛰고도 오늘 이렇게 또 달릴 수 있다니. 이 또한 정신력인가.
동해시에는 내가 좋아라 하는 막내 이모 두 분이 살고 계신다. 로이드 동해점을 운영하고 계시는 막내이모는 내 나이가 사십중반이니 됐는데도 아직까지 용돈을 주신다. 갚기 어려울 정도로 쌓였다. 국토일주 중에 잠깐 들리겠다고 연락을 드렸더니 무슨 국토일주냐고 까무러치신다.
아침 9시반에 동해시를 지나친다고 말씀 드렸다.
깨달았다. 누군가를 만나기로 한 목적지까지는 초인적인 힘이 난다는 것을.
그걸 이제야 깨닫다니.
인생도 마찬가지다. 내가 간절하게 하고 싶은 그 무언가가 있다면, 내가 만나고 싶은 그 무언가가 미래에 있다면, 초인적인 힘이 나를 거기까지 이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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