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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8일 토요일. 국토일주 나흘 전, 새로운 습관 만들기 계획 수립
D-day 4
국토일주가 이제 4일 앞으로 다가왔다. 몸을 만들지 않은 상태에서 길까지 찾아 달려야 하는 국토일주라. 생각만 해도 흥분되었다. 며칠이나 이동할 수 있을지, 극한의 상황에서 몸과 마음이 어떤 상태가 될지 전혀 예측되지 않았다.
안방에 누워있다가 문득 뭐가 생각났는지 옷을 훌러덩 벗고 팬티만 입은 상태에서 아내한테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다. 아내는 별 짓을 다한다고 창피하다면서도 여러 장을 찍어 주었다.
이 사진을 증거물로 남기리라. 사진 속의 나는 한동안 운동을 안 해서 허연 속살에 팔다리는 가늘고 배는 나와 있었다. 지금 5킬로미터만 뛰라고 해도 숨을 헉헉거릴 판이었다. 어쩌면 십 여 년 전 마라톤을 시작하기 전의 몸 상태와 비슷할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 이런 내가 배낭까지 메고 19일을 달릴 수 있을까? 이런 내막을 아는 사람은 정말 무모한 도전이라 비웃을 것이다.
19일을 버틸 수 있다는 가정 하에 매일 달리는 것 말고 매일 반복해서 향상시킬 수 있는 그 무엇을 하기로 했다.
꾸준한 반복은 기량을 향상시키는 가장 최고의 방법이다. 우리는 좋은 습관을 만드는 것이 삶의 핵심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못하는 이유는 매일 꾸준히 무엇을 한다는 것이 사실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습관을 만들지 못하고 그래서 원하는 인생을 사는 사람이 많지 않다.
하지만 인생은 도전의 연속이다. 어렵다고 도전 자체도 하지 않는다는 건 너무 바보 같은 짓 아닌가.나는 어떤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가. 그러기 위해서 어떤 습관을 가졌으면 하는가.
첫 번째로 신체적으로 날렵하고 군살이 없는 사람이 되자.
지금의 나는 키는 180센티미터, 몸무게는 70킬로그램. 수치상으로 보면 나쁘지 않지만 벗겨 놓으면 가느다란 팔다리에 배불뚝이라 복근이 실종된 지는 오래다. 토종마의 근육으로 돌아가야 했다.
매일 달리는 것 외에 무엇을 해야 할까 하다가 팔굽혀 펴기를 꾸준히 해보기로 했다. 지금 해보니 10번 정도 하면 팔과 다리가 후들거린다. 젠장, 이 정도일 줄은 몰랐는데, 운동 한번 하지 않고 몇 년을 살면 이렇게 되는 군. 국토일주 끝나기 전까지 노력한다면 쉬지 않고 팔굽혀 펴기 100번을 할 수 있을까? 그래 밑져야 본전, 도전이다.
그리고 두 번째로 글 쓰는 습관을 가져 보자.
국토일주 일지를 매일 쓰기로 했다. 핸드폰으로 키워드로만 매일 열 꼭지 이상씩 쓰면 끝날 때쯤에는 이백 꼭지가 된다. 꾸준함의 힘이다. 작은 감동이라도 적고 그 글이 모여 내 인생의 감동이 되리라. 감동을 정리해서 추후에 기억하고 나누며 행복해 하리라.
"하루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가에 따라 우리의 인생이 결정된다."
애니 딜러드(Annie Dillard, 작가)
오늘의 나는 어제까지 내가 살아온 삶의 총합이고, 우리가 바라는 내일의 나는 지금 이 순간 내가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하는가에 따른 결과이다.
그래서 지나온 다리를 우리 스스로 애써 무시하거나 무너뜨리면 안되는 것이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지금 가져서도 안되는 것이다.
과거도 미래도 다 가져와서 오늘을 즐겨라. 지금 바로 이 순간에 집중하고, 지금 이 순간 살아 숨쉼에 행복해 하라.
- 윤현건 <다시 일어서는 용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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