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헨리의 글모음

프로필사진
  • 글쓰기
  • 관리
  • 태그
  • 방명록
  • RSS

헨리의 글모음

검색하기 폼
  • 헨리이야기 (133)
    • 국토를달리다 (125)
    • 알아야한다 (4)
    • 마라톤이야기 (2)
    • 킹스스피치 (1)
  • 방명록

여행에세이 (85)
31. [3일차① 충남아산송악면] 충청남도를 통과해서 전라도를 향해

6월 3일 금요일. 국토일주 사흗날, 충청남도를 통과해서 전라도를 향해 목표경로: 아산시 송악면-공주시 유구읍(20km)–청양군 청남 초중학교(30km) 총 50km 6월 3일 금요일 첫번째 하얀 티셔츠의 아이가 방문을 열고 들어 온다. 폐가 창문에서 본 그 어린아이다. 그 아이는 물끄러미 나를 내려다 보더니 침대 위로 조심스럽게 올라와 맨 몸으로 잠들어 있는 내 위로 올라와 나를 더듬는다. 움직일 수가 없는데 무섭지도 않다. 꿈일거라고 이건 현실이 아닐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바가지 머리를 한 아이는 누군가를 닯았다. 누굴까. 생각이 날듯 날듯 나지 않는다. 나는 눈을 감아 버린다. 이건 꿈이야. 갑자기 아이가 티셔츠를 벗는다. 아이의 몸이 여성스럽게 변한다. 가슴이 풍만해지고 엉덩이가 커진다. 방금 ..

국토를달리다 2017. 4. 4. 22:55
30. [2일차⑨ 충남아산송악면] 매사가 그렇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란 생각이

6월 2일 목요일 아홉번째 21:34 오늘은 기필코 러닝모자와 상의를 세탁해야 한다. 군 제대 이후로 안 하던 손빨래를 하려니 왜 이렇게 힘든지. 허리도 아프고 팔도 아프고 온 몸이 다 아프다. 욕탕에 빨래거리를 넣고 비누칠을 한 후 발로 몇 번 밟고 서둘러 끝냈다. 손으로 대강 짜서 문을 열고 바로 앞 복도에 놓여 있는 박스 위에 올려 놓는데 아까의 뚱뚱한 검정개가 또 문 밖에 있었다. 맨 몸의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는 검정개와 눈이 마주쳤다. 21:52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는데 잠이 쉽사리 들지 않는다. 아까 본 검정 개의 물기 어린 눈망울이 가슴 한 켠에 걸려 내려가지 않는다. 눈만 멀뚱멀뚱 천장만 바라보다가 오늘 국토일주 이틀 차를 마감하며 깨달은 점 몇 가지를 핸드폰에 메모해 보았다. 첫번째..

국토를달리다 2017. 4. 4. 22:44
29. [2일차⑧ 충남아산송악면] 서울에서 뛰어 왔어요

6월 2일 목요일 여덟번째 정말 걸음아 나 살려라, 숨이 터지도록 달리고 달려 얼마나 질주했을까? 다시 정신을 차리고 아까 폐가를 찍은 사진을 확인한 순간, 나는 또 한번 기절할 뻔 했다. 창문 너머 보았던 하얀 티셔츠의 어린아이는 사진 속에 없었다. 내가 잘 못 본 걸까? 내가 꿈을 꾼 걸까? 나는 무엇을 본 걸까? 18:34 머리 속에서 어린아이가 떠나지 않는다. 잊고 싶어 숨이 턱에 닿을 정도로 달린다. 얼마나 달려왔는지 어느덧 산길을 벗어나는 것 같다. 옆에 저수지 폭은 점점 좁아지고 길이 넓어지면서 계속 내리막길이다. 산 아래 넓은 공터가 있고 끝에 다리가 하나 보이는데 지도를 보니 유곡교다. 아, 살았다. 드디어 저수지를 벗어났다. 다리를 건너는데 그제서야 어둠이 짙게 깔리기 시작한다. 다행이..

국토를달리다 2017. 4. 4. 22:33
28. [2일차⑦ 충남송악저수지] 가도 가도 주변만 맴도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6월 2일 목요일 일곱번째 17:55 한참을 이동했는데 저수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이상하다. 지도에서 봤을 때는 저수지제방에서 산을 끼고 도는 호반길이 1.7킬로미터 밖에 안 되는데 가도 가도 주변만 맴도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체감 거리는 거의 5킬로미터는 되는 듯 하다. 18:06 저수지 사진을 찍었는데 산허리 하나 돌기 전에 찍은 사진과 비슷하게 보인다. 같은 길을 반복해서 걷는 듯한 느낌이랄까? 체력이 떨어져서 그런가 늦은 오후 햇빛이 안 드는 산길은 시원하다 못해 약간 으슬으슬 한기가 느껴진다. 게다가 저수지에서 불어오는 바람도 냉한 물기를 머금고 있어 춥기까지 하다. 그러고 보니 풀그림님이랑 헤어지고 나서 약 두어 시간을 넘게 이동하면서 사람을 한 명도 보지 못했다. 이거 참 이상하다. 보..

국토를달리다 2017. 4. 3. 22:43
27. [2일차⑥ 충남아산신창면] 신병교육대를 들어가면 딱 14일째에

6월 2일 목요일 여섯번째 15:05 자, 이제 유구읍까지 30킬로미터 거리가 남았다. 심적으로 힘은 나지만 체력이 방전되어 달릴 수가 없다. 마음은 저만치 가 있는데 몸이 따라주질 않는다. 오른쪽 새끼발가락 물집을 핑계로 걷는 것보다 더 느린 속도로 이동하면서 대화를 나눈다. 풀그림님은 나보다 서너 살이 더 많다. 그만큼 하는 대화 중에 귀담아 들을 말도 많다. 한발자국 뗄 때마다 고통스러워 하는 나에게 본인 군대시절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힘을 북돋는다. ‘신병교육대를 들어가면 딱 14일째에 몸이 적응이 되거든. 그 전까지는 죽을 것 같은데 이상하게도 14일이 되면 완전히 적응되는 거야. 참 신기하지?’ 풀그림님과의 수다가 즐겁다. 날짜로 보자면 이틀 만에 만난 건데 마치 몇 달 만에 만난 것처럼 반갑다..

국토를달리다 2017. 4. 3. 18:29
26. [2일차⑤ 충남아산신창면] 인상 좋은 아주머니가 건네 준 오이

6월 2일 목요일 다섯번째 13:25 순간 정신이 들면서 저 멀리 뭔가가 눈에 들어 온다. 아, 저기 편의점이다. 사람의 형체도 보인다.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마냥 온 몸의 감각세포가 편의점을 향해 내달린다. 뛴다고 하지만 어기적 거리며 뛰는 시늉일 뿐이다. 머리 속 무의식의 어느 지점에서 나는 편의점에 도착했다. 나는 기억한다. 편의점 문 앞에서 사람들이 몇 명 모여 담배를 피우고 있었고, 유리문 저편 카운터에서 누군가가 놀라 뛰어 나오는 모습을, 그리고 그 순간 내 코 속으로 담배 연기가 들어왔다는 것을 말이다. 힘겹게 붙잡고 있었던 의식의 끈이 풀려진 것은 거의 동시였다. 내 마음에 항상 무겁게 자리잡고 있는 편린의 기억들. 잊고 있었다 생각했는데 이 순간에 이렇게 다시 되살아 나다니. 어쩌면 ..

국토를달리다 2017. 4. 3. 18:24
25. [2일차④ 충남아산염치읍] 신창면 가덕리 경계에서 땡볕을 만나다

6월 2일 목요일 네번째 멀리서도 휘둥그래진 아가씨의 눈이 보인다. 속으로 많이 당황스러웠지만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팬티와 바지를 추켜 입고는 얼른 달려서 그 자리를 떴다. 다시 볼 아가씨도 아닌데 뭐 어때, 라고 위안을 삼는다. 국토일주 이틀 차가 되니 이정도야 얼굴에 철판을 깐 듯 아무렇지도 않다. 11:31 얼마나 이동했을까.시간이 너무 지체됐다. 이제 골프장을 벗어나니 계속 내리막길이다. 마음은 조급해 지는데 비아산을 끼고 가는 내리막길에서 달릴 힘도 없고 달릴 힘이 있다 한들 발가락 물집 때문에 오른발을 디딜 수가 없으니 엎친 데 덮친 격인데다가 더 큰 문제는 마실 물이 다 떨어졌다는 점이었다. 정말 큰 일이다. 지도를 보니 염치읍 산양리와 신창면 가덕리 경계를 지나고 있다. 어떻게 여긴 주위에..

국토를달리다 2017. 4. 3. 18:18
24. [2일차③ 충남아산인주면] 방조제 바닥이 너무 울퉁불퉁해서 달릴 수도 없다.

6월 2일 목요일, 세 번째 09:20 2.5킬로미터 방조제를 뛰어서 20분이 걸렸다. 걷나 뛰나 별반 차이가 없는 속도다. 방조제 바닥이 너무 울퉁불퉁해서 달릴 수도 없었다. 서해로 우측에 있는 아산만방조제를 따라 끝까지 가니 아산호교차로가 나오는데 그 다음 길로 가려면 도로를 무단횡단 해야 했다. 국토일주하면서 지금 몇 번이나 범법행위를 하는지 모르겠다. 차가 뜸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도로 중앙에 있는 펜슬 몇 개를 뛰어 넘어서 교차로를 통과했다. 09:30 다리를 드는 동작을 할 때마다 허벅지가 바지에 쓸려 신경이 쓰인다. 러닝바지 하나로 국토일주를 마칠 생각으로 허벅지를 덮는 길이의 러닝바지를 입었더니 바람도 통하지 않고 답답하다. 방법이 없을까 하다가 옷핀으로 앞부분을 말아 올렸다. 비록 앞부분..

국토를달리다 2017. 4. 2. 11:48
23. [2일차② 경기평택현덕면] 아산만방조제를 도보로 건너다니

6월 2일 목요일 두번째 터널 앞에서 차가 뜸하기를 기다렸다가 이 때다 싶어 터널 속으로 달려 들어갔다. 08:54 중간 정도 지나고 있었을까? 정말이지 거짓말처럼 앞에서 대형트럭이 헤드라이트를 깜박거리며 터널 안으로 들어 온다. 뒤에서는 빠앙하는 소리와 함께 대형버스가 온다. 이거진퇴(進退)가 양난(兩難)이다. 비슷한 타이밍에 서로 교차하겠다 싶은 생각에 달리는 걸 순간 멈추고 터널 벽에 착 달라붙어서 붙잡을 걸 찾았다. 다행이 벽 틈으로 빠져 나온 철골이 보인다. 양손으로 꽉 움켜 쥔 순간 우뢰와 같은 소리와 함께 대형트럭이 스쳐 지나가는데 엄청난 바람소용돌이에 빨려 들어갈 것만 같다. 귀청이 떨어져 나갈 것 같은 소음이 마치 폭풍이 지나치는 것 같다. 동시에 왼쪽 발목 위쪽에 따끔한 아픔이 느껴진다..

국토를달리다 2017. 4. 2. 11:43
22. [2일차① 경기평택안중읍] 오늘은 60킬로미터를 이동해야 한다

6월 2일 목요일. 국토일주 이튿날, 순천향대를 거쳐 공주시 유구읍까지 목표경로: 평택시 안중읍–충청남도 아산시 순천향대(30km)–공주시 유구읍(30km) 총 60km 6월 2일 목요일, 첫 번째 05:05 빛살 하나가 눈꺼풀을 간지럽힌다. 실눈을 뜨고 바라보니 살짝 열린 창문 틈으로 가느다란 햇살이 방안에 들어와 있다. 여기는? 아, 나는 지금 국토일주 중이지. 시계를 보니 이런 5시가 넘었다. 새벽에 출발했어야 하는데 늦었다. 침대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가려는데 다리가 천근만근이다. 안되겠다 싶어 간단하게 스트레칭을 한 후 어제 못한 팔굽혀펴기를 했다. 20개를 했더니 더 이상 못하겠다. 이렇게 체력이 약해졌다니. 몇 년간 운동을 안 했다고 이 모양이다. 처음부터 무리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멈춰서 호..

국토를달리다 2017. 4. 2. 11:37
이전 1 ··· 4 5 6 7 8 9 다음
이전 다음
공지사항
  • [글쓰는 이 소개] 라이프윤이자 헨리로 불리는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링크
TAG
  • 러닝
  • 국토일주
  • 뜀뛰기
  • 메트라이프
  • 가민피닉스3
  • 마라톤114
  • 극기
  • 목포신항
  • 목포항
  • 환경오염
  • 뛰기
  • 초미세먼지
  • 성공
  • 미세먼지
  • 여행
  • 전국일주
  • 마라톤
  • 국토대장정
  • 끈기
  • 행복
  • 피니셔클럽
  • 여행에세이
  • 달리기
  • 울트라마라톤
  • 혼자여행
  • 국토일주준비물
  • 발암물질
  • 라이프윤
  • 윤현건
  • 가민
more
«   2025/07   »
일 월 화 수 목 금 토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

Blog is powered by Tistory / Designed by Tistory

티스토리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