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산 높이 832m. 경원선 철도가 휴전선에 막혀 멈춘 곳에 솟아 올라와 있는 광주산맥의 지맥, 국토의 혈맥이다. 경기도 최북단인 연천군 신서면과 강원도 철원군 사이에 있는 고대산 정상에서는 북녘의 철원평야와 6.25 때 격전지인 백마고지가 보인다. 연천 DMZ 트레일런 51K 끝도 없는 가파른 오르막이다. 고대산이 이리도 거친 산이었던가. 처음 스타트하고 앞에서 헤아린 여성주자는 대략 너댓 명, 100K 주자하고 섞여 있으니 얼굴을 보기 전까지는 코모가 50K 주자 중에서 몇 번째인지 가늠할 수가 없다. 고도 600미터 부근에서 선두권 여자 한 명을 따라잡는다. 마음 같아서는 뛰어서 몇 명 더 제치고 싶은데 바로 뒤에서 들리는 코모의 거친 숨소리가 발을 늦추게 한다. 이제 약 고도 200미터만 더 올..
6월 30일 목요일. 국토일주 후원금 전달 6월 마지막 날 오후 5시30분, 시속방장과 한주와 함께 신길 3동사무소에 방문했다. 스물두 살 한주는 후원금 전달해 보는 게 처음이라신기하다며 연신 사진을 찍는다. 국토일주 불우아동 후원금 계좌에 최종 모집된 금액은 3640000원이었고 우리는 이 소중한 후원금에 우리의 마음을담아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불우아동한테 전달할 것이다. 담당자는 열 두 가구에 익명으로 전달될 거라고 했다. 글쎄, 이것이 큰 금액인지 적은 금액인지는 모르겠다. 그냥 신길동의 불우아동에게 나눔의 작은 불씨가 되길 소망할 뿐이다. 거창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나는 나누는 삶을 꿈꾸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나누는 삶이란 기부와 자원봉사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포괄하는 단어가 나눔이라고 ..
6월 26일 일요일, 국토일주를 하며 느낀 점 정리 며칠 동안 국토를 달리며 찍은 사진과 메모를 보며 힘들었던 순간, 환희에 찼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돌이켜 보면 그 땐 내가 무슨 정신으로 뛰었나 싶다. 체력적으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매일 달린다는 것은 정말이지 미친 짓이었다. 그것도 정해지지 않은 길을 찾아가면서 말이다. 국토를 달리면서 정신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극한과 풍요로움을 골고루 맛 보았으나 육체적으로는 실제 지옥을 맛 보았다. 하지만 국토를 달리면서 얻은 깨달음의 크기는 수십 배 수천 배에 달하니 그에 비할 바는 아니다. 국토를 달리며 깨달음의 가지 수보다도 깨달음의 크기가 어마어마하게 크다는 것이 중요하다. 내 짧은 인생을 통틀어서 그 깨달음의 크기는 가늠할 수 없..